제목 새로운 친구가 옛 친구가 되다.
작성자 guest201
작성일자 2014-03-07
조회수 3443
2014년 3월 7일 금요일.
 
동남아에서 온 손님들은 무슨 날씨가 이리 춥냐고 말씀하시지만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한 201 쥔장은 오늘 날씨가 적당히 쌀쌀하니 기분이 좋습니다. 벌써 3월 7일이고, 이제 곧 4월이네요.
 
지난해 4월 1일, 이제 막 문을 연 초보 게스트하우스 201에 러시아(그것도 시베리아)에서 두 명의 예쁜이들이 찾아왔습니다.
샤이니와 FX의 팬이라는 그녀들. 3대 기획사와 홍대 클럽 순례를 여행의 목적으로 둔 이 친구들. 샤방샤방한 모습과는 다르게 엄청 순박하니 정도 많습니다. 때문에 거의 사촌 동생들처럼 지내다 갔습니다.
 
지난해 12월 중순. 그중 한 친구인 Daria에게 카톡이 옵니다. 연말인사려니 하고 봤더니(예.. 우리집 손님이었던 외국 분들중에 때가 되면 카톡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지요~), 그날 서울에 도착했답니다. 3개월 과정으로 서강대 어학당에서 공부를 한다는데.. 러시아에서 비행기로 날라와도 10시간은 넘을텐데.. 그것도 서울에 도착해 고시원에 짐을 풀자마자 저를 만나러 오겠답니다.
 
이때 든 두가지 생각.
 
1. 정말 나를 좋아했구나...
2. 아님, 외로웠나?
 
한걸움에 달려온 Daria. 무거운 가방속에 이 언니에게 준다고 러시아 수제 초콜릿이며 보드카며 바리바리 선물을 내놓습니다. 아~ 정말 나를 좋아했구나~
 
저에게는 종종 기억하는, 혹은 종종 그리워하는 가족같은 손님이었는데, daria에게 저는 반드시 만나야할 친구였었나 봅니다. 상호간에 애정의 온도가 다를 땐.. 덜 뜨거운 쪽이 미안하기도 합니다. 그때의 저처럼 말이죠.
 
"Daria, 그동안 한국음식 중에 뭐가 젤로 먹고 싶었어?"
"음... 막걸리하고 삼겹살요~"
"ok, let's go. 내가 거하게 쏠께..."
 
그 미안한 맘을 상쇄시키려는 듯 맛난 저녁을 사줍니다.
 


 
추운 겨울날, 신촌 언저리에 있는 좁아터진 고시원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왜이렇게 애잔해 보이던지...
 
"Daria, 1월 1일에 놀러와, 이 언니가 떡국끊여줄께~"
 
1년 전에 사귄 새로운 친구가 1년이 지난 지금에는.. 오래된 옛 친구, 그래서 더욱 소중한 옛 친구가 되었네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