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목 한옥이가 사는 한옥 201
작성자 guest201
작성일자 2015-05-08
조회수 2222
안녕하세요. 게스트하우스 201입니다.
 
작년 8월 즈음. 순천만에 놀러갔습니다. 그리고 돌아올 때 새로운 친구 하나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.
 
선한 눈빛에 다리를 절뚝거리는 4개월된 진돗개 한마리.
 
아주 예전에 제주도에 살 때, 사모예드 한마리를 키웠었습니다. 정말 많은 사랑을 주고 키웠던 아이인데, 서울로 돌아오게 되면서... 대도시의 각박한 삶보다는 제주도의 푸른 초원이 낫겠다 싶어서 지인에게 맡겨두고 왔었지요. 그리고 그 아이는 1년 뒤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합니다. 실종이자 가출인 샘인데,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. 도로를 배회하다 사고를 당한 건지, 나쁜 개장수에게 끌려간건지, 아님 어떤 부자집에서 발견해 잘 키워주고 있는건지...애써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해 봤지만 그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안쓰러움은 저에게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. 벌써 10년도 지난 일인데, 작년까지 가끔씩 제 꿈에 나타났었으니까요.
 
그 뒤로는 아무리 예쁜 강아지가 눈에 밟혀도 끝까지 책임질 준비가 되기 전까지는 키우겠단 생각은 하지도 말자 결심하고 또 결심했습니다.
 
그러다 작년에 순천에서 이 녀석을 만나고 만 것입니다.
 
마음의 준비따윈 없없습니다. 그냥 서울로 데려오고 싶다는 다소 즉흥적인 생각뿐. 코딱지 만하지만 마당도 있고, 그 코딱지 만한 마당도 201과 202 두 개나 있으니까 어떻게든 키워지겠지 스스로 다짐만 할 뿐.
 
근 1년이 되어가는 지금.. 이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으면 어떻할 뻔 했나.... 가슴을 쓸어내립니다.
 
그 아이는 바로... 우리 한옥집에 사는 <한옥이>입니다.
 



 
작년에 데려왔을 땐 정말 애기였는데... 떠나온 순천을 못잊어서인지 늘 상념에 잠겨있던 한옥이.

같이 지내던 큰 진돗개에게 다리를 물려서 온 탓에 치료하고 있던 다리상처를 핧지 못하게 하도록, 그 더웠던 지난 여름 깔대기를 쓰고 몇개월을 보냈던 한옥이.. 그 녀석이 이렇게 의젓하게 컸습니다.

 

"내 고향 순천은 어디에..." 하는 표정으로 삼청공원에 앉아 하염없이 허공을 바라보던 4개월차 한옥이의 모습.